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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없는 날 서퍼들의 고요한 하루

by 호호아저씨호 2025. 8. 5.

발리 서핑보드 없이 하루보내기

 

 

서퍼에게 파도는 생명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파도가 멈춘 날, 그들은 무엇을 하며 하루를 채울까요? 발리, 하와이, 호주에서 경험한 파도 없는 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바다와 깊이 연결되는 시간,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여정이었습니다. 기다림과 사색, 그리고 동료들과의 교류 속에서 서핑의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글은 서퍼들이 파도 없는 날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시간을 어떻게 특별하게 바꾸는지를 담은 기록입니다.

파도가 없는 날, 서퍼가 되는 법

서핑은 파도 위에 몸을 싣는 순간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바다가 우리를 받아주지 않는 날에도 서퍼들은 바다와 연결되어 살아갑니다. 처음 발리 꾸따 비치에서 파도 없는 날을 맞이했을 때, 낯선 정적에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제까지 거친 파도와 몸을 맞대던 바다가 오늘은 너무나 조용했습니다. “오늘은 서핑 못하겠네.” 한 서퍼가 던진 말이 허무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날 오후, 작은 워룽에서 만난 현지 서퍼들은 저와는 달리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그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망고 주스를 마시고, 보드 위에서 했던 동작을 모래사장에서 연습하며 담담하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들에게 파도가 없는 날은 단순히 할 일을 잃는 시간이 아니라 바다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던 겁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서퍼라는 정체성은 파도를 타는 행위가 아니라,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시간에 담겨 있다는 것을. 호주 바이런 베이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파도가 사라진 날, 언덕 위 등대 길을 오르며 바다를 내려다봤습니다. 바람과 햇살, 멀리 보이는 해안선이 그 자체로 파도의 대안이었습니다. 하와이 노스쇼어에서는 파도가 없던 날, 로컬 서퍼들이 작은 카페에 모여 어제의 라이딩 영상을 함께 보며 기술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속에서 배움과 우정이 자라났습니다. 결국 파도가 없는 날은 서퍼들에게 쉼표가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자 성장의 시간이었던 겁니다.

파도 없는 날의 서퍼들 – 기다림과 배움의 하루

파도가 멈춘 날, 서퍼들은 바다를 떠나지 않습니다. 발리에서는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스트레칭과 패들링 연습을 하며 바다를 다시 맞을 준비를 합니다. 저 역시 그런 날 처음으로 보드 없이 하루 종일 해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파도는 없었지만, 바람은 여전히 바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한 현지 서퍼가 제 옆에 앉아 “서핑은 파도를 기다리는 법을 배우는 거야.”라고 말했는데, 그 한마디가 그날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었습니다. 호주에서는 파도가 없을 때 로컬들이 동네 작은 수영장에서 패들링 훈련을 하거나 언덕을 오르며 체력을 단련했습니다. 저도 그들의 일상에 동참해봤는데,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파도를 맞기 위한 의식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와이에서는 카페가 교실이 됩니다. 노스쇼어의 작은 카페에서 로컬들과 함께 앉아 라이딩 영상을 분석하며 기술을 배우고, 스웰 예보를 함께 보며 다음 파도를 기다리는 일은 파도 없는 날만의 소중한 의식이었습니다. 그들은 서핑을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삶의 일부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 시간은 서퍼로서의 정체성을 더 단단하게 다지는 순간이었고, 바다가 다시 우리를 부를 때를 위한 준비였습니다.

고요 속에서 발견한 서핑의 진짜 의미

파도 없는 날은 서퍼들에게 허무나 공허가 아닌, 고요한 배움과 성찰의 시간입니다. 발리에서의 기다림은 인내를 가르쳐주었고, 하와이의 로컬 카페에서의 대화는 서핑을 다시 배우게 했습니다. 호주 언덕에서 바라본 바다는 바다가 왜 우리 삶의 중심이 되는지를 다시 일깨워주었습니다. 저는 그 시간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서핑은 파도가 있을 때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파도를 기다리고 준비하는 모든 과정까지가 서핑이라는 것을. 그래서 이제 파도가 없는 날에도 불안하거나 초조하지 않습니다. 바다가 쉬는 동안, 우리도 바다와 함께 쉰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언젠가 다시 찾아올 큰 스웰을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그 고요한 하루가 주는 깊은 평화 속에 서퍼로서의 삶을 살아갑니다.